왜 한국주식을 놔두고 미국주식을 하는가?
뭣 모르고 20대 초반에 한국주식을 접하게 되어, 초심자의 행운, 남의 말 듣고 사기, 적게 먹고 큰 수익 놓치기, 북한 미사일 뉴스에 놀라서 팔아보기, 대선 테마주에 투자하기 등등 주식쟁이라면 겪어봄직한 이벤트 내지 마음의 동요 등은 대부분 겪어봤다고 말할 수 있겠다.
다시는 주식을 하지 않겠다고 다짐도 해보고, 수 년간 지켜보기도 했다.
HMM
가장 최근에는 HMM에 13,000원에 투자하여 최고점에 팔지 못하고 2만원 후반에 팔고 나오면서,
벌긴 벌었지만 배아픈(?) 경험을 마지막으로 한국 주식 투자를 접었다.
HMM은 구 현대상선으로, 경영악화로 인하여 파산 직전까지 내몰렸다가
오랜 시간동안 채권단 산하에서 구조조정, 내실을 다지고,
코로나로 인하여 물류가 늘어나는 시기를 발판 삼아 과감한 투자와 노력으로 다시 정상화에 이르게 되었다.
나름 많이 공부하고 투자했다고 생각했지만, 외국인 공매도가 풀리면서 HMM과 같이 급격히 오른 종목은 공매도 세력에게 표적이 되기 딱 좋았고 그것까지는 알지 못했다.
그래서 기대했던 6만원, 7만원의 꿈은 5만원에서 물거품이 되었고 계단식 하락을 통해 현재 2만원 수준이다.
아직 채권단 산하에서 매각이 되지 않아 민영화라는 큰 목표가 있지만, 연일 최고 실적을 거두는 중에도 이렇게 하락하는 주가를 경험하며, 주가라는 것이 기업의 실적, 펀더멘탈 만으로 설명할 수 없다는 것을 깨달았다.
주식 투자를 한다는 것은?
주식을 산다는 것은, 회사를 소유하는 것이고, 그 사업을 사는 것이며, 돈을 벌기 위함이다.
그리고 회사가 번 돈을 더 큰 돈을 벌기 위해 재투자하는 것이 아니라면 기본적으로 주주들에게 배당을 하는 것이 당연한 이치이다.
여기서,
성장주(ex. 테슬라, 마이크로소프트 등)는 더 많은 성장을 위하여 재투자를 하기 위해 배당을 적게 하고,
가치주(저성장주. ex.금융주, 코카콜라 등)는 급격한 성장을 목표로 하지 않기 때문에 번 돈을 나눠주는 배당을 많이 한다.
우리나라 기업들은 배당에 매우 인색하다. 사회적인 인식도 그러하다.
아마도 짧은 시간에 고도성장을 이룬 사회적인 원인과, 그 과정에서 기업들의 뿌리깊은 오너경영이 원인이지 않을까 싶다.
기업이 돈을 벌면 주주에게 나눠주던가(배당),
더 많이 벌기 위하여 재투자를 하고, 그것으로 매출을 높여 주가를 올리던가,
궁극적으로 주주들에게 나눠줌으로써 투자자들에게 이익을 가져다 주어야 한다.
우리나라 주식시장의 한계
오너경영, 불법(편법)승계
우리나라 기업들은 오너경영으로, 그 기업을 오너가 소유한다고 생각하며, 그것을 어떻게 자식에게 승계할 것인지에 더 관심이 있다. 이 과정에서 불법과 편법은 당연한 것이다. 주주들의 이익에 신경쓸 겨를이 없다.
그 원인중에 하나가 바로 지분에 따라 주주권리가 차등적용되는 문제점인데,
대주주의 이익과 소액주주의 권리가 충돌할 때 소액주주들의 총합이 대주주(오너)보다 더 크더라도 항상 대주주의 이익만을 위하여 의사결정이 되는 기이한 구조 때문이다.
순환출자
순환출자로 회사의 외형만 키우고 그것을 모두 오너가 소유한다.
A회사의 지분을 35% 소유한 B회사.
작지만 B회사의 지분을 35% 소유한 C회사.
아주 작지만 C회사의 지분 과반수 이상을 소유한 오너.
그 오너가 A, B, C 회사의 주인이다.
외국인의 놀이터
외국인 자본의 관점에서 한국 주식장은 놀이터다. 재밌게 놀고 쉽게 먹고 갈 수 있는 놀이터에 불과하다.
한국 주식 전부를 합한 금액이 미국의 애플시총만도 못하다는 말이 있다. 그만큼 판이 작다는 뜻이다.
판이 작으니, 상대적으로 적은 금액으로 주가를 움직이기 쉽니다.
작전주는 큰 기업에 작전을 하지 않는다. 아니, 못한다.
외국인 입장에서는 한국주식은 작전주 쯤으로 볼 수도 있다. 그래서 의도를 가지고 사거나, 팔거나, 공매도를 통해서 충분히 가격을 좌지우지 할 수 있다.
미국 주식의 장점
전문경영인
미국 기업의 대부분은 창업자나 그 가족보다도 경영을 전문경영인을 둔다. 그들은 회사의 성과에 집중하며, 곧 주주들의 이익이 첫 번째 목표인 셈이다.
주주친화
미국 기업들은 주가관리를 한다.
주가관리란, 오르내리는 주가에 관심을 가지고 있다는 뜻이며, 너무 떨어지지 않게 자사주 매입 등을 통해서 언제나 주주들을 먼저 생각한다.
1000개의 주식수를 가진 어느 회사가, 1000만원을 벌면, 1개 주식을 가진 사람은 1만원 가량의 이익을 보고 있는 것이다.
이 회사가 100개의 자사주를 사서 소각하면, 주식수가 900개로 줄어들면서, 같은 이익을 1000명이 아닌 900명이 나눠 갖는 셈이니 1인당 이익이 올라가는 꼴이다. 곧, 1개의 주식을 가진 사람은 1만1100원의 이익을 보는 셈이다.
이렇게 자사주 매입은 주주들에게 이익을 보장하는 행위이기도 하면서, 하락하는 주가를 매수하는 행위이기 때문에 하락방어 효과도 크다.
애플 뿐만 아니라 미국 기업들은 전세계 어떤 나라와 비교하더라도 자사주 매입의 규모가 압도적으로 크다.
결론
미국주식을 해야하는 이유는?
- 기업의 주인 = 주주 라는 상식적인 마인드와 사회 통념
- 기업의 이익이 주가로 반영되고
- 그 기업들은 꾸준히 성장하고 있기 때문이다.
아직도 한국 주식에 머무르고 있다면, 위 세 가지가 한국 주식에는 어떻게 적용되고 있는지 생각해 보길 바란다.